2012년 8월 17일 금요일

[스크랩] 스마트폰이 아이 뇌에 문제를 일으킨다.

육아정책연 “만 3~5세까지 위험”

39%가 일주일에 3회 이상 사용

뇌 성장 방해, ADHD증세 올 수도

인지장애 등으로 병원 방문 늘어

서울 서초동에 사는 세 살배기 영석(가명)이는 틈만 나면 엄마의 스마트폰을 장난감처럼 갖고 논다. '뽀로로'가 나오는 게임 앱을 찾아 놀다 보면 한 시간을 훌쩍 넘긴다. 이런 영석이를 엄마는 귀엽다고 그냥 뒀다. 또래보다 말이 느린 영석이가 스마트폰만 만지면 생기가 돌고 똘똘해 보였기 때문이다. 게임을 하면서 낱말이나 노래를 배우는 효과도 기대했다. 무엇보다 한 번 떼를 쓰면 진정이 잘 안 되는 영석이가 스마트폰을 쥐면 얌전해졌다. 그러자 식당에 갈 때, 심지어는 유모차를 타고 산책을 할 때도 엄마는 영석이에게 스마트폰을 넘겨줬다.

 하지만 영석이는 점점 스마트폰에 집착했다. 폰을 주지 않으면 난폭하게 소리를 질렀고, 부모와는 눈도 맞추지 않았다. 최근 소아정신과 의원을 찾은 영석이는 스마트폰 중독과 자폐 진단을 받았다. 소아정신과 '생각과 느낌' 손성은 원장은 “예전에는 조기교육용 영어 비디오테이프를 오래 본 아이들이 병원을 찾는 일이 많았는데 요즘은 스마트폰 문제로 오는 아이들이 급증했다”며 “자폐나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성향이 있는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빠지면 정서·인지 장애가 심해진다”고 말했다.

 국무총리실 산하 육아정책연구소는 16일 “만 3~5세 어린이 10명 중 4명(39%)이 일주일에 3회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서울·경기 지역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 3~5세 유아 252명의 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특히 유아 7명 중 1명(15.1%)은 매일 스마트폰을 사용했다. 한 차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평균 시간은 10분 이내가 36.1%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1회에 30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아이들도 11.6%나 됐다. 설문에 답한 부모 4명 중 1명(26.6%)은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점점 늘고 있다고 답했다.

부모의 66.3%는 스마트폰이 아이에게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전자파나 시각 장애, 유해사이트 노출 위험을 걱정했다. 그러면서도 정작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처음 경험하게 해준 사람은 대부분 부모였다. 서울 잠실동에 사는 김모(34·여)씨는 “아이가 보는 앞에서 스마트폰으로 문자나 SNS를 종종 했더니 어느새 애도 자연스럽게 손가락 터치를 하며 앱을 갖고 놀더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아이가 쓸 필요가 있다고 여기는 부모들은 학습에 도움이 되거나 시대적 흐름에 맞추기 위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영유아기부터 스마트폰의 자극에 자주 노출되면 뇌가 균형 있게 발달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인터넷·게임 중독, ADHD로 연결될 위험이 높아지고 척추·눈 건강에도 좋지 않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김대진(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유아기부터 스마트폰에 빠지면 뇌의 우측 전두엽이 발달하지 못해 정보를 통합하는 사고력이 떨어진다”며 “가능한 한 스마트폰 사용시기를 늦추고 스마트폰에 집착하면 신체활동을 부모가 함께하거나 다른 놀잇감을 주며 관심사를 바꿔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의 머리글자를 따 ADHD라고 부른다. 전 세계 취학아동의 5% 정도가 이 증상을 앓고 있다. 성장기 아동의 뇌 발달 장애로 주의가 산만하고 지나친 행동을 하는 등 충동적 성향을 보인다.

박수련 기자 africasun@joongang.co.kr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5&oid=025&aid=0002218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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